'올해의 사자성어’ [교수신문]
- 2011년 掩耳盜鐘 (엄이도종)
掩耳盜鐘 : 응답자 가운데 36.8%가 2011년 한국의 정치·경제·사회를 규정지을 수 있는 사자성어로 ‘엄이도종’을 선택했다. 이를 추천한 한 교수는 “FTA 문제라든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공격에 대한 의혹 등이 겹쳤지만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설명은 거의 없었다. 여론의 향배에 관계없이 자신들의 생각만 발표하고 나면 그뿐이었다”며 “소통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라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이외에도 교수들은 “독단적으로 처리해 놓고 자화자찬 식으로 정당화하면서 국민의 불만에 전혀 유념하지 않는다”, “6월과 10월의 두 차례 선거에서 민의가 무엇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도 여전히 권력 다툼에 매몰돼 있다”라고 지적했다.
엄이도종 다음으로는 25.7%가 如狼牧羊 (여랑목양)을 선택했다. 여랑목양은 이리에게 양을 기르게 하는 격이란 뜻으로, 탐욕스럽고 포악한 관리가 백성을 착취하는 일을 비유한다. 갈림길이 많아 잃어버린 양을 찾지 못한다는 多岐亡羊 (다기망양)도 21.1%가 선택했다.
- 2012년 擧世皆濁 (거세개탁)
擧世皆濁 : “바른 목소리를 내야 할 지식인과 교수들마저 정치참여를 빌미로 이리저리 떼거리로 몰려 다니면서 파당적 언행을 일삼는다. 진영논리와 당파적 견강부회가 넘쳐나 세상이 더욱 어지럽고 혼탁해진다.” “개인 및 집단이기주의가 팽배해 좌우가 갈리고 세대간 갈등, 계층간 불신, 불만으로 사회가 붕괴, 방치되고 있다.” “모든 것에 획일적으로 시장과 경쟁의 잣대를 들이대다 보니 근시안적 접근으로 자신의 이익 우선과 집단이기주의가 판을 쳤다.” “MB정부 끝자락에서 모든 윤리와 도덕이 붕괴되고 편법과 탈법이 판을 치는 세상이 돼버렸다. 검찰이나 법원은 법을 남용하고 오용함으로써 정의를 우롱했고, 대통령은 내곡동 부지문제 등 스스로 탐욕의 화신이었음을 보여줬다.” 교수들이 본 2012년 한 해의 모습이었다.
재미난 것은, 거세개탁 다음으로 26%가 大權在民 (대권재민)을 선택했다는 점. 총선과 대선이 겹쳤던 2012년이었기 때문.
- 2013년 倒行逆施 (도행역시)
倒行逆施 : 순리를 거슬러 행동한다. 잘못된 길을 고집하거나 시대착오적으로 나쁜 일을 꾀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도행역시는 『史記』 「伍子胥列傳」에 등장하는 오자서가 그의 벗 신포서에게 한 말로, '어쩔 수 없는 처지 때문에 도리에 어긋나는 줄 알면서도 부득이하게 순리에 거스르는 행동을 했다'는 데서 유래했다.
다음으로는 달팽이 뿔 위에서 싸우는 격이라는 뜻의 蝸角之爭 (와각지쟁) 그리고 가짜가 진짜를 어지럽힌다는 뜻의 以假亂眞 (이가난진)이 추천.
- 2014년 指鹿爲馬 (지록위마)
指鹿爲馬 :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일컫는다는 뜻. 『史記』 「진시황본기」에서 조고가 황제에게 사슴을 말이라고 告함으로써 진실과 거짓을 제멋대로 조작하고 속였다는 데서 유래.
다음으로는 削足適履 (삭족적리): '『淮南子』 券17 「說林訓」에서 발을 깎아 신발에 맞춘다'; 至痛在心 (지통재심): '지극한 아픔에 마음이 있다 - 합리성을 무시하고 억지로 적용함'; 慘不忍睹 (참불인도) '당나라 시인 李華의 『弔古戰場文』의 “傷心慘目, 有如是也 (상심참목, 유여시야)”를 줄인 말로, 세상에 이런 참혹한 일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