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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전염병 확산 … 인간은 과연? (교수신문_2014 11 10)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15-03-18 17:30 조회 1,799

지속되는 전염병 확산 … 인간은 과연? 

2014년 11월 10일 (월) 김재호 학술객원기자   
교수신문_키워드로 읽는 과학本色 78. 팬데믹 
 

최근 서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에볼라로 인해 4천여 명이 죽었다. 1년도 채 안된 사이 바이러스에 의해 전염 질병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달 CNN은 "치명적인 전염병의 역사 (Deadly Diseases: Epidemics throughout history)" 라는 제목으로 질병의 역사를 소개했다. 전염병은 한 국가의 사회문화를 형성하고, 정치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파급 효과를 준다. 질병은 인류 출현 이전부터 존재했고, 지금도 인류와 함께하고 있다. 10~20세기에 걸쳐 중앙아프리카와 동아프리카에서 유럽인들이 전통적 농법이나 가축사육방법에 급격한 변화를 시도했지만, 체체파리의 급격한 증가로 기민병과 여러 질병이 창궐했다. 윌리엄 H. 맥닐 (William H. McNeill)은 "전염병과 인류의 역사" (한울, 1998, 이하 관련 내용 참조)에서 아프리카가 문명의 발전에서 뒤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 전염병을 꼽았다.


전염병은 주로 난민 지역에서 빈번히 발생한다.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자신들만의 삶도 세우지 못한 채 방치된 지역이 많기 때문이다. "전염병의 위협 두려워만 할 일인가" (슈테판 카우프만, 길, 2012)에 따르면, 특히 가난으로 비위생적인 환경에 처해있을 때 상황은 악화된다. 현재 서아프리카에서 발병하고 있는 유행병 에볼라는 발병 규모가 가장 크다. 질병통제예방센터 (CDC)는 2015년 1월까지 140만 명이 이 질병에 감염될 것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있다. 만약 사망률이 지속적으로 약 70%를 유지할 경우, 내년에 98만 명 정도가 위험에 처하게 된다.


고대 그리스에선 천연두로 인구 20% 감소


지구의 생태학적 척도에서 볼 때 급속한 인구 증가는 생태학적 균형의 붕괴로 생기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자연 제약은 지구의 생물학적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인구 증가를 억제해왔다. 그 일환이 바로 전염병이다. 기원전 430년, 천연두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인 천연두는 아테네, 그리스에서 3만 명 이상을 사망에 이르게 했는데, 이로 인해 도시 인구의 20%가 감소했다. 이후에도 전염병은 인류의 수를 주기적으로 감소시켰다.

사람이 동물을 사육하고 밀접하게 관계를 갖게 됨에 따라 사람과 여러 동물이 함께 걸리는 질병도 늘어났다. 541년 유스티니아누스 역병은, 박테리아에 감염된 벼룩에 물린 쥐들로부터 발병해 거의 200년 동안 널리 퍼졌다. 그 기간 동안 중동, 아시아 그리고 지중해 연안에서 대략 5천만 명의 사람들이 사망에 이르렀다. 문명사회가 만들어 낸 생물학적 균형은 교통, 통신상의 변화에 의해서도 깨졌다. 질병은 동물과 축산품의 국제교역뿐 아니라 난민과 여행객들에 의해 국경을 초월하고 대륙을 뛰어 넘었다. 런던 대역병이라고 알려진 사건은 1334년 중국에서 시작돼 무역로를 따라 이동해 마을 전체로 퍼졌다. 첫 발병 6개월 동안 피렌체와 이탈리아에서 9만 명의 주민 중 3분의 1이 사망했다. 전반적으로 유럽에서 2천500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1519년 에르난 코르테즈 (Hernando Cortes, 에스파냐 군인)가 500명도 안 되는 군대를 이끌고 베라크루즈 (현재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위치)에 도착했을 때, 그곳에는 약 2천500만 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당시 수도였던 테노치티틀란은 인구 20만~30만으로 화려한 아즈텍 문화를 이룰 정도로 융성했다. 그러나 천연두가 발발해 이후 2년 동안 약 500만~800만 명의 현지인들이 목숨을 잃었다. 결국 다음 세기에는, 이전 세기에 발발한 천연두와 유럽 탐험가들에 의해 야기된 전염병에서 200만 명 미만의 사람만이 살아남았다. 천연두는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이주자들로부터 야기돼 1633년 매사추세츠에 도달했다. 질병은 아메리카 원주민들 사이로 빠르게 퍼졌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죽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역사가들은 유럽인들이 이주한 이후 약 2천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

2차 세계 대전 후 국제적인 보건 사업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1948년에는 세계보건기구가 생겼고, 국제연합의 지원 아래 세계보건기구는 오늘날 세계의 여러 후진 지역에서 지방 행정당국과 협력해 최신 의학의 혜택을 베풀고자 힘쓰고 있다.


근대의 전염병은 1860년대 발생해 중국, 인도 그리고 홍콩에서 1천200만 명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 과학자들은 박테리아 감염 진행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 백신을 만들었다. 이로 인해 1890년대가 되기 전 전염병 창궐 중 일부를 막을 수 있었다. 보건 사업의 성공은 사람들을 질병에서 격리시키고 인구수를 급속하게 증가시켰다. 그러나 인구 증가는 자연히 사회적으로나 심리적으로도 큰 부담이 됐고 정치나 질병 관리 면에도 영향을 끼쳤다.


20세기에 들어서도 질병은 여전히 인간사회를 지배했다. 1910년부터 1911년에 중국 만주에서 가장 강력한 전염병인 독감이 발병해 약 6만 명이 사망했다. 이 전염병은 지금도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지역에서 가끔씩 작은 규모로 발병하고 있다. 1918-1919년에 발생한 강력한 스페인 독감은 3천만~5천만 명을 죽음으로 몰았다. 1984년 과학자들은 인체 면역결핍 바이러스 (HIV, human immunodeficiency virus)가 에이즈 (AIDS)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입증했지만, 2천500만 명 이상이 에이즈로 목숨을 잃었다. 여전히 오늘날 전 세계 사람들 중 3천500만 명이 HIV에 감염된 채로 살아가고 있다. 사스 (SARS, 중증 급성 호흡기증후군)는 2002년 11월 첫 사례가 보고된 이후 2003년 6월까지 유사한 사례가 8천 건이나 나타났고, 774명이 사망했다.


유럽인 이주 늘면서 아메리카로 전염병 확산


2009년은 전 세계로 퍼진 H1N1 독감으로 57만5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 (확인된 사망은 오직 1만8천500명이었다). 인플루엔자는 앞으로도 인류에 큰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은 전염병 중 하나다. 2012년 전 세계적으로 12만2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전염성 높은 질병인 홍역 때문이었다. 같은 해 장티푸스도 약 21만6천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또한 전염성 세균질환인 결핵은 대략 130만 명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 이들 질병은 오늘날 여러 보건기관에서 가장 우려하고 있는 전염병이다.


인간의 창의와 지식, 제도가 아무리 바뀌더라도 인간은 기생생물에게 취약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윌리엄 H. 맥닐은 인간 집단이 새로운 전염병에 비교적 안정된 관계를 유지하려면 최소한 120~150년이 걸린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미생물과 인간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많은 요인들이 있다. 가축과 사람 간 접촉이 잦은 선진국의 축산업과, 사람과 야생동물 간 접촉이 불가피한 야생 탐험은 잠재적 전염병과 유행병을 초래하고, 신종 병원균 출현의 위험성도 야기한다. 미생물 테러공격과 항생제의 부적절한 사용, 지구온난화 등도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병원균의 특성이 변하거나 확산돼 인류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암울한 이야기이지만 질병의 역사는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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