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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의 ‘취업중심 대학구조조정’ 재검토 할 시점 왔다 (교수신문_2015 8 24)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15-09-01 17:04 조회 1,952

교육부의 ‘취업중심 대학구조조정’ 재검토 할 시점 왔다 - 정부 대학구조개혁정책은 대학을 ‘구조’ 할 수 있을까 
2015년 8월 24일 최성욱 기자 (교수신문)   
 
정부의 '대학구조개혁정책'으로 인해 대학교육의 패러다임이 '취업'으로 완전히 선회하고 있다. 대학들은 그러나 어느 범위까지 기업맞춤형 인재를 양성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한다. 일부에서는 "기업은 도대체 언제쯤 만족할 것이냐"며 피로감마저 호소하고 있다. '취업 중심의 대학구조조정'은 어떤 방식으로든 재검토할 시점에 왔다는 게 대학가 중론이다.  
 

“대학생이 어느 날 갑자기 한 기업의 사무실에서 일하게 됐을 때, 곧바로 사원의 역할을 할 수 있게끔 교육하라는 건가요?” 지난해 부산의 한 사립대에서 학과구조조정에 반대하며 스스로 사직서를 제출한 A교수는 정부의 취업중심 대학구조조정에 대해 역질문을 던졌다. 대학에서 학생 취업을 돕는 것은 일면 동의하지만 취업의 책무성을 대폭 강화한 ‘대학구조개혁정책’엔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대학이 학생들 취업 잘 되도록 교육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며 “‘취업중심의 대학교육’이란 말이 나온 지 10여년이나 됐는데, 기업은 기업대로 여전히 불만족스러운 상황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이를 테면 대학구조조정이 유도하는 대학교육이 일종의 기업체 수습사원교육으로 완전히 전환하지 않는 이상 기업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말이다. 여기에 일부에선 4년제 대학이 기존 전문인력양성기관인 전문대와 차별성까지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학의 특성을 무시한 채 모든 대학과 학과에서 산학협력을 하고 현장실습을 떠나거나 영어강의·프리젠테이션 중심의 교육을 하는 것이 과연 발전적인 고등교육의 모습일까. 정부의 대학구조개혁정책은 ‘취업형 인재’를 양성하는 데 얼마나 효과적일까.


- 대학을 ‘취업공장’ 만들건가 성토…기업은 언제 만족하나?


정부가 지난 1월 발표한 ‘대학교육의 질 제고 및 학령인구 급감 대비를 위한 대학구조개혁 추진계획’은 2023학년도까지 대학 입학정원 16만명을 감축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2013학년도 고교 졸업자 수가 63만여 명에서 2023학년도에는 40만여 명으로 줄어들고, 이를 다시 2013학년도 대학 입학정원(56만여 명)과 비교하면 16만여 명이 충원되지 못할 것이라는 셈법에 따른 것이다. 교육부는 세금 낭비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교육기관의 ‘자연도태’ 대신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을 감행키로 했다. 이 과정에서 하위권 대학(D·E등급)의 경우 한시적으로 △정부 재정지원 사업 △국가장학금 △학자금 대출 지원을 모두 끊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있다.


대다수 사립대들은 정부 재정의존도가 높은 탓에 취업률, 산학협력 등 정부가 제시한 평가기준에 맞춰 대학을 바꿔왔다. 최근 대구의 한 사립대는 평가지표에 맞춰 설립목적과 인재상을 수정할 것을 시사했다. 이 대학을 오랫동안 지탱해온 특성화 분야의 취업률이 낮았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최근 취업률 평가비중을 하향 조정하기는 했지만 실제론 정원 감축과 연동돼 대학가에서 “교육부의 교묘한 평가방식”이라는 불만이 들린다. 기초학문분야처럼 취업률이 낮은 학과의 정원을 줄여 취업률이 높은 학과의 정원을 늘리면 ‘구조개선 노력’을 인정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런 데도 교육부는 대학의 자율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위대학을 발표한 적도 없고, 정원을 줄이라고 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재정지원사업에 참여할 ‘자격이 있는’ 대학의 명단을 발표하고, 2단계 평가에서 ‘중장기 발전계획과 학부(과) 및 정원 조정의 연계성’항목에 5점(만점 40점)을 부여하고 있을 뿐이란 거다.


그런데 대학들은 왜 이렇게까지 예민하게 반응할까. 전체 대학과 상대평가로 경쟁하는 대학 입장에선 평가항목 하나하나가 당락을 결정짓는 탓에 강제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전북대의 한 교수는 “구조개혁이라는 사업이 있고 여기에 1등과 2등에 특별한 자격을 준다고 하면 사업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대학들이 많을 것”이라며 “현재의 평가방식이 대학의 교육과 연구, 경영 뿐 아니라 신입생 모집까지 영향을 미치니 꼼짝없이 따라가는 가는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취업중심으로 4년제 대학의 구조조정을 유도하다보니 전문직업인력을 양성해 온 전문대까지 도미노 효과가 뻗치고 있다. 전문대 교육과정에서 기초교양과목이 자취를 감추고 예절교육, 의사소통교육이라는 명분으로 ‘손님맞이 서비스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 소재 전문대의 B교수는 “상징적으로나마 있었던 ‘대학국어’ 같은 기초과목을 없애고 배꼽 인사하기, 미소짓기 등 특정 서비스분야 학과에서 이뤄지던 교육을 ‘교양’으로 대신하고 있다”며 “이젠 전문대에서 기초교양교육은 무용지물이라고까지 생각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 사립대학생 “학생은 취업만 바라는 존재 아닌데… ‘취업’ 정책 말고 ‘교육’ 정책 내놔야”


취업중심의 대학구조개혁이 수년간 진행되면서 최고 교육기관에 걸맞은 고등교육을 받길 바라는 학생들의 목소리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가톨릭대 경영학부의 C씨(2학년)는 “학생들이 겉으로는 취업중심의 교육을 받길 원한다고 하지만 속으론 진지한 학문세계를 경험해보고 싶어한다”며 “정부와 대학이 학생들은 취업만 바라고 있는 존재로만 규정하지 말고, 오히려 스스로 취업 문제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게 만들고 보다 독창적이고 융합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교육하는 것이 최고 교육기관이 해야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달 말 2016년도 재정지원제한대학과 학자금대출 제한 대학 지정을 앞두고 대학가엔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한해 동안 정부 재정지원사업에 참여할 자격을 박탈하고 대규모로 정원을 줄여야 하는 대학은 A~E등급 가운데 D와 E등급이다.


이들 대학은 올 한해 또 어떤 ‘취업프로그램’을 마련해서 위기에서 벗어날까. 상아탑에서 ‘구조’의 손길을 내밀고 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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